나의 이야기

우리 외 손자

김일중 2008. 5. 9. 06:58

 

 2008년 5월9일

 김 일 중

 

우리 외 손자의 사진이다. 생후 18개월이 되었다. 그의 엄마인 우리 큰 딸이 2008년 4월 어느 날에 나에게 이 메일로 보내 준 사진이다. 미국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하는데, 이손자는 영국 할머니 할아버지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손자가 보고 싶다. 나와 아내가 우리 집에서 16개월을 직접 키운 때문인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자 어느 날 갑자기 남의 젖먹이들이 우는 소리가 즐겁고 기쁘게 들리기 시작했다.

베토벤의 교향곡 보다 더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더 좋더라. 그 때 이 외 손자가 태어 났다.

 

이 손자가 태어 났을 때 정말 기쁘더라. 나는 이 손자에게 우유도 먹이고, 지저귀도 갈고, 똥싼 옷도 빨고, 목욕도 시키고, 내 옆에 재우기도 하고, 음악도 드려주고, 업고 다니기도 하였다. 시내 나들이 할 때는 포대기로 등에 업고 다니기도 하였다. 젖먹이를 업고 다니는 할아버지인 나를 젊은 이들이 이상하다는 듯이 눈길을 주었다. 하긴 60넘은 노인이 아이를 업고 전철을 타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녔으니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었으리라. 나는 이 손자와 함께 있었을 때는 행복했다.

 

아프리카 선교를 위해 딸과 사위가  영국의 한 신학대학의 입학 허가를 얻어 2008년 3월 3일에

인천 공항을 출국했다. 16개월 짜리 젖먹이가 아무것도 모른채 그의 부모 손에 이끌리어 멀고 먼 나라로 떠날 때 눈물이 나더라.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또 눈물이 난다. 석가모니는 사랑도 말고 미워도 말라고 가르쳤는데, 올바른 가르침이다.

이 손자와 앞으로 함께 살 희망은 없다. 그의 부모가 신학 교육을 마치고 저 먼 대륙 아프리카에 선교사로 나가면, 이 손자는  검은 어린이들과 같이 먹고, 공부하고  살 것이니 하는 말이다. 이 손자가 보고 싶다. 그와 함께 컴퓨터에서 들리는 동요를 함께 듣고 싶다. 손자는 동요 듣기를 좋아했거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