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칼럼

법치(法治)란 여의봉(如意棒)을 가진 황교안 대통령권한 대행을 함부로 조롱하지 말라

김일중 2016. 12. 12. 14:21

법치(法治)란 여의봉(如意棒)을 가진 황교안 대통령권한 대행을 함부로 조롱하지 말라.

2016년 12월 12일 김 일 중

(조갑제닷컴 회원토론방에 쓴 글)

 

오늘자 (12월 12일) 동아닷컴에 따르면,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자칫 탄핵(彈劾) 심판(審判) 기간이 오래갈 경우 이 기간을 촛불민심이 인내하지 않을 것 같다. 예상치 못한 급박한 상황이 몰아칠 것 같은데 무정부주의(無政府主義) 상태로 혼란의 극치가 오면 나라에 존망의 위기가 올 것 같다”며 “탄핵 심판이 오래간다면 도중에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애국’ 하는 일이라고 했다.

 

그의 말 속에 있는 ‘촛불 민심’ ‘무정부 상태’ ‘나라에 존망(存亡)’ 이란 말이 주목된다. 김씨는 한 마디로 광화문 촛불 민심이 겁난다. 탄핵심판이 길어지면 나라가 망할 것이다. 그러니 빨리 박대통령이 물러나라는 것이다. 이 땅에는 슬프게도 이런 지도자들이 많다.

 

이 땅에는 왜 그렇게 촛불 민심을 무서워하는 지도자들이 많은지 정말 모르겠다. 광화문에 촛불만 켜지면, 그 촛불은 한 마리의 사자나 호랑이로 보이고, 그 자신은 한 마리의 여우새끼가 돼 버린다. 한 마리의 독사 앞에 있는 한 마리의 개구리가 된다. 이런 지도자들을 정신의학적으로는 어떤 병명을 붙여야 할까? 촛불 과대망상증(誇大妄想症)이라고 해야 할까? 촛불 앞의 소인증(小人症)이라고 해야 할까?

 

광화문 촛불 시위가 있는 날 김형오 씨는 한 번 구경 나가볼 것을 권한다. 시위 군중은 아무런 무기(武器)도 가지고 있지도 않다. 칼도 없다. 곡괭이도 없다. 죽창도 없다. 삽도 없다. 호미도 없다. 몽둥이도 없다. 지금까지 나타난 가장 큰 무기는 횃불뿐이다. 사람을 공격(攻擊)할 아무런 무기도 없다. 총을 하늘로 다섯 방만 쏘면 다 도망갈 사람들이다.

 

시위 군중들이 그들의 목숨을 대통령의 하야와 바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내가 단언(斷言)한다. 그 촛불시위자들이 그들의 목숨을 대통령의 조기 퇴진(退陣)과 기꺼이 바꾸고자 하는 군중은 아니다. 들리는 말로는 민주노총 산하 직장인들이란다. 또 때를 만난 종북세력들이란다. 또 구경꾼도 많다. 시위 군중에는 대통령이 하야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그만인 사람이 태반(太半)이다.

 

그 시위 군중은 갑자기 폭도(暴徒)로 변해서 무기고(武器庫)를 파괴하고 탈취할 무기도 서울에는 없다. 또 그들은 자유당 시절의 4·19 의거(義擧)를 일으킨 그런 시민도 아니다. 시위 현장에서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플래카드가 보이긴 해도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그런 시위 군중은 결코 아니다.

 

시위 군중이 맨 손으로 정부를 위협하는 것은 분명 한계(限界)가 있다. 총알 안든 장총으로 아무리 위협해도 위협 받은 사람이 눈 하나 깜작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사(虛事)다. 황교한 대통령 권한 대행은 그러면 그는 맨손이냐?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헌법(憲法)이 보장하는 무기가 있다. 경찰이 있다. 군인이 있다. 공인 된 권력이 있다. 그를 지지 하는 국민이 있다. 광화문 시위자의 수보다도 많은 국민이 있다.

 

김형오 씨는 도대체 무엇이 그리 무서우냐? 맨손인 광화문 촛불세력이 무서우냐? 공인된 권력을 가진 황교안대통령권한 대행이 무서우냐? 적과 싸울 때, 저자세이면, 겸손(謙遜)하면 적에게 조롱당한다. 박대통령이 세 번 사과해서 조롱당한 것을 우리는 확실히 보았다. 황 대행은 조롱당한 적이 없다. 그는 날이 시퍼런 살아 있는 권력(權力)이다. 죽은 권력이 아니다. 그는 법치(法治)를 주장하는 분으로 그가 조롱당하면 그가 가진 수많은 무기를 사용할 것이다. 그래야 한다. 그를 함부로 조롱하지 말라.

 

황 대행(代行)은 그가 스스로 한 마리의 사자요, 호랑이라고 비유한다면, 광화문에서 촛불을 들고 민의(民意)를 조작하는 자들을 여우새끼들로 보고 있는 분이다. 김형오 씨는 이제 광화문 촛불시위를 너무 겁먹지 않아도 된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싸움꾼들은 귀신 같이 상대방을 꿰뚫어 안다. 야당이 황대행 체제를 인정한다는 기사만 봐도 그들이 황대행이 어떤 분이란 것을 눈치 챈 것이다. 그분은 법치란 여의봉(如意棒)을 가진 분이다. 함부로 조롱하지 말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