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칼럼

오늘도 광화문에 ‘성난 민심’은 없었다. (5차 시위 참관기(參觀記)

김일중 2016. 11. 26. 22:06

 

오늘도 광화문에 ‘성난 민심’은 없었다. (5차 시위 참관기(參觀記 )

 2016년 11월 26일 김 일 중

 (조갑제 닷컴 회원도론방에 쓴 글)

 

참관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오늘(11월 26일)도 광화문에 ‘성난 민심’ 은 없었다. 국민을 성나게 하려는 좌파들의 정치구호만 요란했다. 동원된 시위 군중은 3차(11월 12일)보다도 적었다. 그들의 구호도 늘 하던 그대로였다. 탄핵(彈劾)보다는 하야(下野)를 더 외쳐댔다. 집회 열기는 날씨가 추운 탓인지 3차보다 뜨겁지 못했다.

오늘 오후 2시 12분에 서울역에 도착했다. 4시 40분까지 2시간 반 동안 서울 역 광장에서 열린 보수 단체의 집회를 참관하였다. 거기서 걸어 서울 시청 광장에 오후 5시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시위 군중이 많지 않았다. 3차 때는 많은 인파가 있었다. 그래서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 미국대사관 앞까지 걸었다. 광화문 사거리에는 많은 인파가 있었다. 보행이 어려웠다. 많은 인파(人波) 때문에 경복궁까지 갈 수가 없었다.

 

군중 속에 수많은 깃발이 보였다. 각 단체가 참가했다는 증거다. 한상균과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깃발도 보였다. 시위 주최 측은 농민이 끌고 온 소 두 마리가 곧 시위현장에 도착한다고 알려 군중으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노동단체의 깃발이 세를 과시하였다. 정부를 비난하는 온갖 좌파의 단체가 모두 출동한 것 같았다.

 

3차 때는 곳곳에 무대가 있었고 가수가 있었다. 성능 좋은 대형 마이크가 있어 가수들이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추고 고함도 질러댔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3차 때의 그 시위 군중은 기뻐하고 즐거워했는데, 오늘의 그 군중은 그렇게 기뻐하지도 않았다. 주최 측은 열심히 구호를 외쳐댔으나 호응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 날씨가 추운 탓 이었으리라. 군중들은 많이 위축되어 있었다.

 

3차 때의 시위대를 나는 봄나들이 상춘객이었다고 표현하고 어느 축제 행사의 구경꾼이라고 묘사했는데, 이번 시위 군중은 그런 군중이 아니었다. 하야(下野)를 외치기는 했어도 하야해도 그만이고 하야를 안 해도 그만이라는 식의 그런 구호 분위기였다. 죽기 실기식의 구호가 없었다. 다행인 것은 대통령을 죽이라는 그런 끔찍한 구호는 없었다. 금방 폭도(暴徒)로 변할 수 있는 그런 군중은 아니었다.

 

집에서 TV 중계를 통해서 집회를 본 사람들은 많은 군중과 구호를 듣고 겁을 먹을 수도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위 현장에서 나는 어떤 불안과 위협도 느끼지 못했다. 그저 담담했다. 날씨가 추어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다른 이들도 집회가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뜨는 이도 있었다.

 

좌파들이 이렇게 계속해서 토요일 마다 군중을 동원하는 것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위협하고 공갈치고 협박하기 위한 것이란 것을 세상 사람들이 다 안다. 국민들을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쇼이다. 모택동(毛澤東)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다. 좌파가 아무리 매 토요일 마다 시위 군중을 동원한다고 해도 이 군중이 평화적인 시위를 하고, 청와대가 미동(微動)도 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허사다. 대한민국의 법과 헌법 때문에 총을 들고 시위할 수 없는 좌파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최순실 사건을 이용해서 판을 뒤집어엎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 광화문에 모인 그 시위 군중은 총과 칼로 판을 뒤집으려는 그런 군중은 아니었다. ‘성난 민심’은 아니었고 더 성난 군중은 더욱 아니었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