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칼럼

헌법재판소 앞 보수집회(12월 17일) 참관기(參觀記)

김일중 2016. 12. 17. 20:27

헌법재판소 앞 보수집회(12월 17일) 참관기(參觀記)

 

 2016년 12월 17일 김 일 중

 조갑제 닷컴 회원토론방에 쓴 글)

 

헌법재판소 앞 보수집회(12월 17일)를 참관했다. 보수집회 시위 사상(史上) 최대인파가 모였다. 수 십 만 군중이 모였다. 그 인파(人波)는 촛불 시위대를 압도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침묵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나타났다. 그래서 그들은 기뻤다. 즐거웠다. 안도했다. 그리고 희망을 가졌다.

 

지하철 3호선 안국(安國)역에 11시 15분에 도착했다. 역 이름은 편안할 안이요, 나라 국인데, 지금 우리나라는 편안한 나라가 아니다. 반공 ·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위협하는 세력이 있다. 그들은 한미(韓美) 동맹을 와해(瓦解)시키려고 한다. 한미일(韓美日)의 우호관계를 허물려고 한다. 그래서 나라가 펀하지 않다.

 

역사 2번 출구가 인파로 꽉 막혀 시위(示威) 현장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웠다. 간신히 출구로 나왔다. 행사는 15분 전에 이미 시작되어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사와 호흡을 맞추면서 함성(喊聲)을 지르고 박수를 쳤다. 태극기가를 들면서 구호도 외친다. 좌파들만이 사용하던 대형 스크린이 여기 저기 설치되어 있었다. 대형 스피커가 꽝꽝 울렸다. 시위다운 시위를 벌린 것이다.

 

안국역에서 낙원상가로, 거기서 종로의 파고다 공원까지의 빈 도로에 시위 군중이 차 있었다. 손잡은 노부부도 보였다. 젊은 부부도 보였다. 가족 단위도 보였다. 비구니 둘도 보였다. 학생도 보였다. ‘대구 116호’ ‘창녕’ 이란 피켓이 보이는 것을 보면 지방에서도 사람들이 올라온 것 같다. 돈을 주고 데려온 사람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나온 사람들일 텐데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안국역에 시위 본부가 설치되어 있는데, 종로 3가까지 선명하게 연설자의 연설이 들렸다. 시위 현장에 사람이 많이 모이면 사회가가 흥분하고 시위 군중이 함께 흥분한다. 사회자들이 신이 났다. 연사들도 신이 났다. 함성이 컸다. 구호가 컸다. 모두가 즐겁고 기뻤다. 봄나들이 상춘객들보다 더 즐겁고 기뻤다. 밤의 벚꽃놀이 군중보다 훨씬 기쁘고 즐거워했다. 성능이 뛰어난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하고 율동적인 노래도 시위 군중의 흥을 돋우었다. 북도 치고 징도 치고 꽹과리를 치는 이도 있어 흥을 돋우었다.

 

왜 이 많은 시위 군중들이 이렇게 기뻐하고 즐거워했을까? 해방 된 날 서울 시민이 오늘의 시위 군중처럼 그렇게 요란하게 태극기를 흔들고, 그렇게 목청껏 애국가를 불렀을까? 서울을 수복(收復)한 국군을 향해서 그 때 서울 시민이 이렇게 오늘처럼 그렇게 기뻐했을까? 즐거워했을까? 많은 시위 군중을 동원해 뽐내던 좌파들에 속이 상한 애국세력이 예상 외로 많은 군중을 보고 서로 기뻐한 것이다. 맘과 뜻이 맞는 사람들이 함께 모이면 그곳에는 기쁨이 있고 환희가 있게 마련이다.

 

연사들은 권영해 전안기부장, 정광용 박사모회장, 정미홍 아나운서, 이름 모르는 청년 한 사람 그리고 이름 모르는 외국인 한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탄핵(彈劾)의 부당성을 말하였다. 언론과 검찰을 비난했다. 공정한 재판을 요구했다. 새누리당의 배신자들의 응징도 요구했다. 촛불 주최자들은 맹공(猛攻)했다. 국회의 해산도 요구했다. 헌법재판관의 공정한 재판을 특히 요구했다. 그러나 그들은 선동적이지는 않았다. 논리적(論理的)으로 연설했다. 험악(險惡)한 언어는 자제했다.

 

시위 본부에 이런 글귀가 있었다. ‘대통령 탄핵 기각(棄却)을 위한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 가 그 것이다. 플랜카드와 피켓과 구호는 이런 것이었다. ‘탄핵 무효(無效), 국회 해산, 조작 언론, 탄핵 기각해라. 촛불로 키운 자식, 평생토록 촛불 킨다. 황교안 대통령 대행 지켜내서 종북 세력(勢力) 몰아내자, 사드 배치(配置) 할까 말까 김정은에게 물어보라, 문제인은 북한으로 가라’ 등이었다.

 

이런 것도 있었다. ‘황교안을 살려야 대통령이 산다. JTBC 손석희 게이트 특검은 즉시 수사(搜査)해라. 조작언론, 정치 검찰, 대오각성, 회개(悔改)하라. 정의로운 헌법 재판관님 부디 국가를 위한 판결을 해 주십시오. 애국 시민은 이미 대통령을 용서했습니다. 박원순시장은 가면(假面)을 벗어라. 탄핵을 못 막아 죄송합니다. 탄핵을 찬성한 이는 당을 떠나라, 대한민국 우리 대통령, 박근혜 승리’ 등 등.

 

시위 군중 중에는 장미꽃 한 송이와 국화 한 송이를 든 이들이 많았다. 간혹 꽃다발을 든 이도 있었다. 청와대 앞에 놓기 위해 손에 든 것이란다. 시위 현장에는 모금함도 보였다. 한 여인은 그녀의 등 뒤에 박근혜 대통령의 업적(業績) 23가지를 쓴 큰 두루마리를 달고 다녔다. 현장에서는 박대통령 탄핵 반대 청원서(請願書)에 관한 서명도 받았다.

 

오후 1시 2분에 연단위에서 하는 행사가 끝나고 시위행진이 있었다. 행진 맨 앞줄에 선 사람들이 ‘김정은한테 결재(決裁)부터 받아라. 이석기 통합진보당 살리려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탄핵(彈劾)했냐? 국회부터 해산(解散)하라’ 고 쓴 플랜카드를 들고 있었다. 안국역에서 출발한 행진은 청와대까지 300미터 가까이 갔다. 거기에는 경찰이 막고 있어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했다. 평화적인 행진이었다. 경찰이 수 천 명 곳곳에 보이긴 했다. 그러나 경찰 어느 하나 긴장한 표정은 없었다.

 

태극기와 가종 깃발과 피켓으로 구성된 거대한 용 한 마리가 꿈틀거리면서 거리를 기어서 청와대를 행진한 것이다. 구호(口號)를 외치고 애국가를 부르고 대형 스피커에서 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어깨춤을 추면서 행진(行進)했다. 느리진 했으나 질서 정연하게 행진했다.

 

 

행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광화문 세종대왕상 가까이에 오후 3시 10문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좌파의 시위가 4시부터 시작되게 되어 있어서 스피커에서는 독기(毒氣)서린 여인의 ‘대통령의 즉시 퇴진’ 이란 목소리가 귀청을 때렸다.

 

3시 30분에 시청역에서 전철을 탐으로써 일상생활 속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늘 4시간 동안 시위를 참관(參觀)한 것이다. 지금 우리는 좌 · 우파가 서로 싸우긴 해도 칼과 무기(武器)를 가지고 싸우지 않아서 이 땅에 평화가 있다. 그리고 보수 시위자의 수는 날로 증가한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행복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