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죄인 만들려고 애쓴 국회의원 여러분을 경멸합니다고 우병우씨는 청문회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6년 12월 14일 김 일 중 씀
(조갑제 닷컴 회원토론방에 쓴 글)
예수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가르칠 때에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姦淫)을 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 새워 놓고,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이 여자가 간음을 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律法)에,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 가운데서 죄가 없는 사람이 먼저 이 여자를 돌을 던져라.”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부터 시작하여 하나하나 더나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다. 그 여자는 그대로 서 있었다. 예수는 여자에게 말하였다. “여자여, 사람들은 어디에 있느냐? 너를 정죄(定罪)한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느냐?” 여자가 대답하였다. “주님, 한 사람도 없습니다.” 예수가 말하였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가서, 이제부터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 위 글의 내용은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도 다 안다.
나는 우병우씨가 감옥에 갈만한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죄를 짓지 않았다거나,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 “믿는다” 이다. 나는 검사도 아니고 판사도 아니기 때문에 그가 죄를 지었는지 안 지었는지 모른다. 나는 그를 검사가 기소(起訴)하고, 판사에 의해 죄인이라고 판결(判決)이 날 때까지는 그가 죄인이 아니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믿는다의 사전적인 의미 중의 하나는 ‘사람이 무엇을 의심하지 않고 그렇게 여기다’ 의 뜻이 있는데, 이런 의미에서 나는 우병우씨가 죄인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교회가면 예수가 처녀인 마리아에게서 태어났다고 가르친다. 절에 가면 불타는 그의 어머니 마야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났다고 가르친다. 이런 일들은 생물학적으로 이해 안 되는 일이다. 그런데도 믿는 사람들은 그것이 사실(事實)인 것으로 여긴다. 내가 말하는 우병우씨에 대한 믿음은 이런 믿음이다.
나는 제일 먼저 우병우씨를 죄인으로 만든 기관은 조선일보고, 이런 조선일보를 눈감고 뒤 따라간 이 땅의 언론(言論)기관이고, 그 뒤를 이은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고 이들을 뒤 따라간 국민이다. 광화문 촛불 시위을 주최한 자들은 그를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혈안(血眼)이 된 자들이다. 우병우씨를 감옥에 보내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검찰청에 천막을 치고 시위한다고 하여 그 곳도 가보았다. 이 땅에는 사람들을 감옥에 보내기를 위하여 애쓰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면 나는 왜 우씨가 죄 없다는 믿음을 가지게 되었나? 그가 검찰에 출두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그의 태도가 너무 당당해서 그가 감옥 갈 죄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죄지은 사람은 검찰에 불려 가면 아무리 담대한 사람이라도 풀이 죽는다. 우씨를 감옥에 보내면 하루아침에 그는 유명한 검사란 칭찬을 듣는데 아직 죄인이라고 단정할 만한 것을 검사들이 찾지 못했지 않느냐?
그 수많은 언론기관들이 우병우씨가 범인이라고 아우성치면서 수많은 의혹을 제기했는데 사실이라고 밝혀진 것이 없지 않느냐? 이리 뒤지고 저리 뒤져도 없으니 이제는 직무유기죄(職務遺棄罪)라는 것을 들고 나와서 조사(調査)할 모양인데, 그 놈의 죄명이란 것이 여론재판에 꼭 들어맞는 죄명인 모양이더라.
우 씨가 돈이 많더라. 물론 그의 돈이 아니고 그의 처(妻) 재산일 것이다. 배고픈 사람이 밥을 찾지 배부른 사람은 밥을 탐하자 않는다. 그가 돈에 궁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또 신문을 보니 그가 검사로 일 할 때 지방에서 모아준 전별금(餞別金)을 다 돌려주었다고 하더라. 돈에 관해서는 깨끗한 사람으로 소문 난 사람이다.
우병우씨는 수재(秀才)더라. 그는 주재중의 수재다. 수재들은 대개가 죄를 지어서 자기를 더럽히지 않는다. 직업 중에서 가장 범죄율(犯罪率)이 적은 모집집단이 검사, 판사, 변호사 집단(集團)이다. 사법시험을 합격한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긍지가 있어 더럽고 추한 일을 하는 이들이 비교적 적다. 주변을 살펴보라. 나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거론 할 것은 박대통령이 수많은 언론사와 정치인들이 우병우씨를 민정수석자리에서 해임하라고 해도 미동(微動)도 하지 않은 것을 보고 나는 그가 감옥 갈 죄를 지은 사람이 아니라고 믿었다. 사람은 영물(靈物)이라서 그와 함께 일해보면 그 사람이 정직한 지 불의(不義) 한지 조사를 안 해도 감(感)을 갖는다.
우병우씨가 19일 청문회에 참석한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도망다녔던 우병우”라는 제목을 달고 그를 악구하고 험담(險談)한다. 도망다녔는 지는 그에게 한 번 물어 보고 기사를 써야 했다. 유언비어(流言蜚語)를 선거 때 퍼뜨려서 감옥에 갔다 온 자가, 언론에서는 그의 이름이 다시는 나타나지 말아할 자가 현상금(懸賞金)을 걸어 우씨를 찾는 일이 이 땅에 벌어지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를 일이 이 땅에 벌어졌다.
우씨가 청문회에 나오는 것은 잘 한 일이다. 죄가 있어도 나와야 하고 죄가 없으면 더욱더 나오지 말라고 해도 나와야 한다. 나는 그가 청문회에 나와서 담담하기를 바란다. 당당하기를 바란다. 의연(依然)하기를 바란다. 풀죽지 말기를 바란다. 제발 굽실거리지 말기를 바란다. 겸손하게 질의 하는 사람에게는 겸손하게 대답하되, 싹수없이 질문하는 자에게는 싹수없이 맞대응하기를 바란다.
우씨가 기(氣)죽지 않기를 바란다. 담대하고 용감하기를 바란다. 보나 안 보나 그날의 청문회는 사또 재판이 될 것이다. ‘네 이놈, 네 죄를 네가 알렸다. 이실직고(以實直告) 하라’ 할 것이다. 기자들과 방청객들과 TV 시청자들이 우씨가 죄를 자백(自白)하기를 학수고대(鶴首苦待) 할 것이다. 우씨의 자백을 받아내지 못하면 송곳 질문이 없었다고 국회의원들이 준비가 부족했다고 언론은 비난할 것이다.
우병우 씨는 이 글의 서두에서 말한 예수 같은 변호사도 없이 주변 모두가 그가 감옥가기를 바라는 사람들 속에서 외롭게 청문회에 서야 한다. 나는 그가 청문회 마지막 말에서 [나는 (저라고 말하지 말라) 나를 죄인 만들려고 애쓴 국회의원 여러분을 경멸(輕蔑)합니다] 고 당당히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죄 없으면 누구나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는 우씨가 감옥 갈 죄는 없다고 믿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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