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앞 대한문(1월21일) 보수 · 우파 시위 참관기(參觀記)
2017년 1월 22일 김 일 중
(조갑제 닷컴 회원방에 쓴 글)
오늘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열린 보수·우파시위에 참관하였다. 12시 55분에 현장에 도착하였다. 6시 55분에 그 곳에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전철을 탔다. 6시간을 시위군중과 함께 구호를 외쳤다. 노래했다. 행진했다. 연설을 들었다. 그리고 헌법 재판관들이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고 탄핵이 기각되기를 기원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의 염원(念願)도 나와 같았다.
날씨는 추웠다. 눈이 내렸다. 그러나 춥게 느껴지지 않았다. 내리는 눈은 수많은 인파와, 휘날리는 태극기들, 성조기들, 깃발들, 현수막들, 피켓들과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었다. 장관(壯觀)을 이루었다. 4대나 설치된 대형스크린은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 주었다.
역시 4대나 설치된 대형 확성기는 쿵쿵 쾅쾅 울리며 웅대하고 장엄한 군가와 신나고 즐거운 노래들을 들려주었다. 확성기에서 나오는 강한 음파(音波)가 내 가슴과 온 몸에 와 닿았다. 내 몸이 떨리게 할 정도의 강한 음파가 시위 군중을 흥분시켰다. 흥을 돋우었다.
시위 군중은 기쁘다, 즐겁다. 사회자도 신이 난다. 연사들도 신이 난다. 흥겹다. 함께 노래 부를 때는 춤을 추는 이도 있다. 시위 군중은 많아야 좋다. 많으면 많을수록 모두가 기쁘고 즐겁다. 사회자가 150만 명이 모였다고 한다.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뜻이다.
시위 군중의 얼굴에는 암 판정을 받은 어느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오진(誤診)인 것이 밝혀진 후 그 환자의 얼굴에 나타난 안도감처럼 그런 안도감이 나타나 있다. 좌파의 패색(敗色)을 시위 군중이 감지(感知)한 때문일까? 그래서 그런지 구호가 거세지고 과격해졌다. 함성이 훨씬 커졌다.
거기에 어떤 사람들이 모였을까? 어디서 왔을까? 나이는 몇 살들일까? 남녀노소가 다 모였다. 젊은이도 있다. 그러나 장년들과 노년들이 많다. 전국 방방곡곡(坊坊曲曲)에서 왔다. 스님들이 많이 왔다. 천주교 신자들도 왔다. 개신교 신자들도 물론 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생도 왔다. 그것도 저 부산에서 와서 연설도 했다. 사회자는 전라북도에서 50명이 왔다고 알렸다.
한 다리 없는 장애인이 목발을 의지하고 행진하는 이도 있었다. 휠체어를 타고 행진하는 이도 있었다. 나는 이 두 사람 때문에 행진을 완주(完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멀쩡한 두 다리를 가진 내가 중도에 집으로 갈 수 는 없었다.
2시 2분부터 불교도인 박희도 사성(四星)장군의 개회사에 이어 전국사찰에서 온 주지 스님들을 소개하기 시작해서 2시 20분에 제 1부 시위 행사가 시작되었다. 스님들의 주도하게 법회(法會)가 50분 동안 열린 것이다. 스님들에 의해 반야심경(般若心經)이 독송되고 목탁 소리가 그곳에 울려 퍼졌다. 호국(護國) 불교(佛敎) 행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스님들이 “조국이 있어야 종교도 있다”는 주제로 연설했다. 그들은 정치인 못지않게 힘 있고 설득력 있게 연설도 잘 했다. 3시 5분에 불교 행사가 끝났다.
이어서 3시 10분에 2부 행사가 시작되었다. 총리로 지명됐다가 좌파의 반대로 낙마(落馬)한 문창극 씨가 연사로 나왔다. 김진태 국회위원과 20~30대의 남녀와 중고교 생 2명이 연설했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도 연설했다. 정씨는 시위 군중을 혁명동지라고 불렀다. 이들의 연설은 1시간 20분 동안 행해졌다. 그들의 연설 내용은 다 적을 수 없다. 그러면 글이 너무 길어진다. 그들의 연설 내용은 아래에 기록한 현수막과 피켓과 구호가 생생하게 대변한다.
시위대는 2부 행사가 끝나자 곧 행진에 들어갔다. 4시 50분에 시작해서 6시 20분에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거의 두 시간동안 행진한 것이다. 약 5km를 걸었다. 시위 군중이 너무 많아서 진행속도가 느렸다. 군중의 길이는 한 500m 나 됐을 것 같다.
수많은 인파(人波), 태극기와 성조기들, 깃발들, 피켓들, 손에 든 현수막들, 구호들, 노래들, 징소리들, 호각소리들, 꽹과리 소리들, 북소리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거대한, 그러면서 꿈틀거리는 하나의 생명체는 눈이 날리는 가운데 플라자 호텔을 돌아서 남대문을 거쳐 서소문 거리를 지나 중앙일보와 JTBC까지 왔다. 거기서 시위대는 두 언론기관에 대해 많은 욕을 해댔다. 그리고 평화적인 분풀이를 했다. 시위군중은 손석희 씨와 그의 방송국에 대해 원한(怨恨)이 많다.
시위대가 시청 앞 대한문 광장에 돌아왔을 때 거기에 또 다른 시위 군중이 있었다. 그들은 연사들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아마 3부가 시작된 모양이었다. 변희재 씨가 연설을 하고, 김천수 천주교신도 대표와 박사모 사무총장이 연설을 했다. 오늘 거기에서 연설한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주장을 했을까? 그들의 주장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다음의 구호와 선전물들이 그것을 잘 대변(代辯)한다.
시위 연단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오직 정의와 진실이 이길 수 있도록, 선동과 왜곡을 바로 잡는,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대회”, “일어나라. 대한민국. 뭉치자. 대통령을 구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자, (탄기국)”. 시위행진 맨 앞에는 이런 현수막을 든 이들이 있다. “대통령 권한 대행은 증거 조작한 특검에 검찰지휘권을 행사하라.” “JTBC는 문 닫아라. 손석희를 구속하라.”
시위 사회자의 구호는 “탄핵무효, 탄핵기각, 국회해산, 특검해체” 등이다. 영어현수막도 보인다. “언론, 검찰, 국회의 체제 전복 반라! 대한민국이여, 일어나라 (It is a subversive conspiracy prompted by the press, the prosecution and the national assembly. Dear fellow citizen, let us fight tooth and nail."
“민생을 외면하고 싸움에 눈먼 국회를 해산하라., 특검은 죄 없는 대통령을 죄인 만들어 욕보이려 한다., ”재경 영주중 16회, 대한민국 법치국가 절대수호., 위국(爲國) 헌신(獻身) 육사(陸士) 21기, 촛불은 이석기 살리려 하고, 태극기는 나라를 살리려한다. 언론 쿠데타 손석희 구속, 김무성 때려잡자, 태극기 없는 시위는 애국국민이 아니다, 태극기에 하늘도 감동했다. 특검아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 (탄기국 운동본부 경상북도),
“배신의 정치 김무성 일당을 조속히 퇴출시켜라 (헌법 수호 부산 애국시민연합), 인명진 퇴진, 계엄령을 선포하라, 애국시민이여, 모여 외칩시다(기드온 300 봉사), 남의 눈의 티(구미), 국견(國犬 )퇴출, 태극집회 진실을 똑똑히 보라(황청모), 일어나라. 모여라. 태극기 높이 들자. 정의로운 대한민국, 법치로 지켜내자 (황청모)” 등도 시위 현장에서 발견된다.
시위 현장에는 박근혜와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사진도 보인다. “사랑합니다. 대통령님!”의 글귀와 함께. 그 사진 속의 박근혜 대통령은 한복을 곱게 입고 있다. 그 사진 속에서 박대통령은 화사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시위 군중들에게 춥지 않느냐고 하면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 같았다.
“탄핵 사유서를 다시 작성? 애들 작란이냐?” 는 조롱도 눈에 띄었다. 어떤 이는 “손석희 란 이름 뒤에 먹을 수 있는 둥근 빵을 하나를 달아 놓고 가라”고 쓴 피켓과 도 다른 한 사람은 박영수 란 이름 뒤에 역시 빵을 하나 달아 놓고 가라” 고 쓴 란 피켓을 들었는데, 이는 빵이 감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감옥을 가라는 것이다.
시위 현장에는 6개의 매우 큰 태극기와 “애국시민 총 연합회[울산]” 이란 피켓을 든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시청 앞 광자에서 노숙을 하려고 텐트 20개를 쳤다. 눈 위에서 하루를 자는 것이다. 시위 군중은 손석희와 박영수 특검을 미워했다. “전남 목포 박영수가 제주도가 웬 말이냐? 고향 세탁하는 양아치”란 피켓을 든 이가 있었다.
연사들과 시위 군중들은 김기춘 씨와 조윤선 씨의 구속을 안타까워했다. 연사는 특검을 맹공(猛攻)했다. 해체를 강하게 요구했다. 손석희 씨가 태블릿 PC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옥에 가야한다고 했다. 손 씨가 근무하는 방송국 앞에서는 그에 대해 입에 올리기 힘든 과격한 구호를 했다. 이 땅에는 왜 그렇게 감옥 보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오늘 시위에서 보는 것처럼 스님들도 갈라졌다. 목사도, 신부도 갈라졌다. 유권자도 갈라졌다. 학생들도 갈라졌다. 좌파와 우파로 갈라진 것이다. 누가 이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을까? 그 사람, 새로 정치인이 된 사람, 반 씨가 그것을 해 낼 수 있을까? 그는 하나님도 못하는 그 일을 할 수 있을까?
우산 장수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두 사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일은 하나님도 못한다. 이를 할 수 있다고 하면 그는 필경 사기꾼이다. 아아, 누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 시위 현장에서 벗어나 일상생활로 돌아온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갑자기 우울해졌다.
태양은 내일 또 뜬다. 이 땅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태양은 다시 뜬다. 나는 그것이 고맙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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