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 우파 (2월 11일) 대한문 앞과 서울시청 앞 태극기 시위 참관기(參觀記)
2017년 2월 12일 김 일 중
(조갑제 닷컴 회원 토론방에 쓴 글)
대한문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오늘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제 12차 탄핵무효 태극기 시위에 가는 길이다. 1시 50분에 서울시청 역에 도착했다. 인파(人波)가 많다. 그래서 그런지 전진(前進) 보행이 어렵다. 출구 2번과 3번이 특히 그렇다. 4번 출구로 나간다. 지상(地上)에 나왔다.
즉시 쿵쿵 쾅쾅 울리는 우렁찬 행진곡과 군가가 들린다. 구호를 외치는 남자 사회자의 목소리가 박력 있다. 힘차다. 흥분돼 있다. 시위 군중이 많으면 사회자는 언제나 신이 나고 기쁘기 마련이다. 나는 지상으로 나오는 그 순간부터 곧 바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시위 군중 속으로 몰입(沒入)했다.
대형 스크린이 5개가 보인다. 대형 확성기가 5개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올 것을 예상한 비디오와 오디오 설비다. 수많은 태극기, 성조기, 현수막, 피켓, ‘애국천막’ 등이 보인다. 아름답다. 장관이다. 대한문 광장, 서울 시청 앞 광장과 조선일보 앞 도로에 사람들이 찼다. 저쪽 프레지던트 호텔 앞과 을지로 입구까지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아! 사람이 많아서 좋다.
사회자가 “2백만 명이 모였다” 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뜻이다. 사회자는 부산, 대구, 제주 등 전국에서 사람들이 왔다고 밝히면서 매우 흡족해했다. 물론 젊은 사람들도 보였으나 50대 이후의 장년과 검은 머리 파뿌리 된 이들이 많았다. 요새 시위에는 꼭 스님이 보인다.
행사장 무대 위에는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제 12차 국민 총궐기 국민운동’ 이란 글이 보인다. 오후 2시부터 정광용 박사모 회장의 개회사로 1부 행사가 시작됐다. 나는 애국가를 불렀다. 연설을 들었다. 구호를 외쳤다. 군가를 불렀다. 이름 모를 군가와 가곡을 들었다. 함성을 질렀다. 행진도 했다. 신나는 노래에 맞추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어깨춤과 발 춤을 추기도 했다. 다른 이들도 나와 같다.
우리들은 모두 하나가 되었다. 그 거대한 광장 거기에는 너와 내가 없었다. 박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는 살아 있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가 있었다. 우리는 서로 사상(思想)이 같고 견해가 같고, 염원이 같고 소원이 같아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서로를 알고 즐겁고 기뻤다.
나는 연설을 들으면서 시위 군중 속을 여기 저기 돌아 다녔다. 거기에 설치된 현수막도 읽었다. 피켓도 읽었다. 군중의 얼굴 표정도 살폈다. 모금함에 헌금하는 이들도 보았다. 현장에서 배부된 신문 들, ‘프리덤뉴스’, ‘노컷 일베’, ‘뉴스타운’ 들의 신문도 수집했다. 뉴스타운의 ‘태극기 명령’ 국가 전복 음모 당장 멈춰라!’ 의 머리기사가 시선을 끌었다.
현수막은 이런 것이 있었다. “뭉치자, 대통령을 구하고, 헌법을 수호하고, 나라를 바로 세우자 (박사모 중앙회), 지키자 대한민국, 탄핵기각, 종북척결 (육사 예비역 일동), 대한민국 법치는 엄마들이 지킨다, 후손의 미래를 걱정하는 대한민국 엄마들(엄마부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예비역 장교단, 국가가 있어야 천주교도 있다 (대한민국 수호 천주교 모임)”.
“애국 시민이여, 모두 궐기하여 박영수 특검을 때려잡자. 반역도당 박영수 특검 기획수사 중단하라. 청와대 압수수색 하려는 만고역적(逆賊) 박영수는 자폭하라 (마포 애국시민 사회연대), 대한민국을 지켜내자(용산고등학교 애국동지회), 헌재 기각 시(時) 혁명 선동 문제인을 특검 하라, 태극기가 민심이다. 촛불선동에 굴복한 탄핵 청구 기각하라, 황교안은 대한민국과 대통령을 구할 난세에 주신 하나님의 축복” 등도 보였다.
육사 27기 구국동지회는 이런 현수막을 들고 나와 나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 1. 나는 권리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다한다. 2. 나의 행동은 언제나 공명정대(公明正大)하다. 3. 나의 언행은 언제나 일치한다. 4. 나는 부정 이득을 취하지 않는다. 5. 나는 나의 언행(言行)에 책임을 진다.”
육사 28기 구국동지회는 이런 현수막을 들었다. “6·25 참전 노병들이여!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자. 종북 좌파 세력 척결하여 자유대한 민주 수호하자”. 육사 23, 25, 26, 29, 31, 32, 38기의 깃발도 보였다. 해군사관학교, ROTC 19기, 육군보병학교, 해병대, 3사 11기(期), 반공특수 여단 등의 구국동지회 깃발도 보였다. 이날의 시위에는 공군사관학교와 국군 간호 사관학교 구국동지회도 참여했다.
서석구 변호사, 김평우 전 변협회장, 김진태 국회의원, 도태우 변호사, 육군간호 사관학교 구국동지회 회장, 해사 구국동지회 회장, 탈북자, 목사 등이 연사로 나와 탄핵의 부당함을 역설했다. 국회, 검찰, 특검 등을 비난하고 규탄했다. 대통령 탄핵 변호를 맡고 있은 서 변호사는 연설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말하면서 간단하게 우리말과 영어로 인사말만 했다. “200만 명이 모인 이 자리에서 인사하게 된 것이 기쁘다”고 말하면서 “이 순간이 그가 태어난 이후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속에는 시위 군중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진하게 나타났다.
2시간 동안의 1부 행사가 끝나고 오후 4시부터 행진에 들어갔다. 시위행진은 을지로 입구로 해서 한국은행을 돌아서 남대문, 서소문, 중앙일보, JTBC를 거쳐 다시 대한문 앞 그 시위 현장으로 돌아왔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이 집으로 가지 않고 거의 다 참석한 것 같다. 2시간을 행진했다. 행진 거리가 한 5km는 됐을 것 같다.
시위 군중이 함께 한 구호는 ‘탄핵 기각, 탄핵 무효, 특검 해체, 국회 해산, 조작 언론 퇴출 등이었다. 여러 대의 선도(先導) 차량을 따라 시위 군중은 서서히 움직였다. 행진을 하면서 어떤 이는 호각을 불고, 어떤 이는 피리를 불었다. 징과 북을 치고, 금관 악기를 부는 이도 있었다. 농악을 치는 이도 있었다. 군가와 행진곡도 함께 불렀다.
중앙일보와 JTBC 앞에 와서는 시위대가 두 언론기관에 대해 심한 욕을 해댔다. ‘손석희을 구속하라. 손석희를 죽여라. 홍정도도 구속하라. 홍정도도 죽여라’ 고 소리쳤다. 선도자의 선창에 따라 이런 구호를 목이 터져라고 외쳤다. 그러나 선창자가 웃는 바람에 시위 군중도 함께 웃었다. 웃으면서 구호를 했다. 정말 죽이라는 구호는 아니었다. 두 기관이 매우 밉다는 뜻일 것이다. 사람은 죽여서는 안 된다. 그러나 아무래도 손 씨는 앞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아야 할 것 같다. 그에 대한 원망이 크다. 그가 무엇인가 조작한 것 같다.
오후 6시에 대한문 앞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돌아왔다. 시위 군중은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았다. 또 다시 연설이 시작되었다. 연설이 끝나면 노래가 나오고, 그 노래에 맞추어 군중이 춤을 추고, 노래도 하고, 춤이 끝나면 또 연설이 시작되고 또 구호가 시각 된다. 앞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몇 시까지 시작될지 모르겠다.
6시 반에 되어 나는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는 오늘 4시간 반 동안 시위 군중과 함께 있었다. 즐겁고 기쁜 시간을 보냈다. 봄나들이 상춘객(賞春客)보다, 밤 벚꽃놀이보다, 어느 대형박람회 참석 때보다도 더 즐겁고 기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전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탄핵이 인용됐을 때를 생각하니 금방 마음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밝아졌다. 나는 다음 시위에 또 나간다. (끝)
'나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태극기 시위(2월25일, 대한문과 서울시청 앞) 참관기(參觀記) (0) | 2017.02.26 |
---|---|
주변 사람들에게 ‘탄핵을 탄핵한다’ 를 읽히자.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 출판 기념회 참석기) (0) | 2017.02.14 |
1월 28일(설날) 서울 대한문 앞 보수·우파 시위 참관기(參觀記) (0) | 2017.01.29 |
태극기 세력이 여전히 잘 싸우고 있다 (탄핵재판 관전평(觀戰評) (0) | 2017.01.26 |
여론전에서 지고도 탄핵이 기각되기를 바라지 말자. (0) | 2017.0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