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친구를 어떻게 호칭해야 할까요?

김일중 2022. 6. 2. 12:46

친구를 어떻게 호칭해야 할까요?

(고등학교 동창회의  채팅 방에 올린 글)

202262

김일중

 

2년 간 서로 만나지 못한 친한 친구 넷이 점심 식사를 한 적이 있어요. 지난봄입니다. 내가 그때, 밥을 사겠다고 한, 한 친구를 자네란 호칭을 썼습니다. 그러자 그는 별안간 나에게 분노를 나타내면서 너 나를 하인처럼 대하느냐고 항의했습니다.

 

나는 그 때 옆에 앉은 친구에게 휴대 전화에서 자네란 단어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다음의 국어사전은 자네듣는 이가 친구나 아랫사람일 때 그 사람을 높여 가리키는 말, 하게 하는 자리에 쓴다고 풀이합니다. 나는 화낸 그 친구에게 사전의 풀이를 읽어주고 내가 자네란 호칭을 높임말로 사용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나는 그 사건 이후에 친구를 만나면 호칭을 두고 고민합니다.

나는 우리들을  만나면 이 새끼, 저 새끼하는 김기룬을 만나면 무의식적으로, “, 기룬아, 네가 보내준 시와 음악 좋았어, ‘가 시와 음악을 좋아해서 참 좋다고 아주 자연스럽게 너라는 호칭이 나오는 데 오랜 만에 만나는 친구는 가 튀어나오지 않아요. 같은 반에 공부한 적이 없어 모르는 친구를 너라고 호칭하기가 어려워요.

 

나는 고교 동창을 만날 때, 높여서 부르는 자네라는 호칭을 쓰려고 해요. 여러분은 친구를 부를 때, 어떤 호칭을 사용합니까? 자네라고 불리면 기분이 나쁜가요?

 

(덧붙이는 글, 2024년 12월 24일) 윗글을 쓴 뒤 2년 반이 지난 어느 날, 나를 포함해서 다섯 친구가 모인 자리에서 친구에 대한 호칭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넷은 자네라는 호칭은 1960년대에 이미 본래의 뜻을 잃고 下待(하대)의 뜻으로 사용됐다고 말했습니다. 교수가 제자를 부를 때, 장인이 사위를 부를 때에 자네라는 호칭을 쓰듯이 격이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자네라고 하면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것이었어요. 결국, 친구를 자네하고 부르면 안 된다는 것이 내 친구의 견해였습니다. 너라는 호칭을 사용하기 어렵더라도 눈 딱 감고 너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나는 80대 초반의 노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