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칼럼

홍준표는 덕이 없다? 그만 그런가요?

김일중 2020. 4. 19. 07:13

2020년 4월 19일 김 일 중

(조갑제 닷컴 회원토론방에 올린 글)

 

홍준표는 덕이 없다"는 명제는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합니다. 그가 덕이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견해를 존중합니다. 저는 그가 덕이 있다고 주장은 못합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덕이 없다고 보기 때문에, 홍준표만 유독 덕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어쩌면 덕이 있는 것처럼 가끔 말하거나 행동하지를 못하거나, 아예 그렇게 하기를 거부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가 가끔 아주 겸손한 정치인인 것처럼 연극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중이 미우면 가사도 밉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인간 의식의 부정확함을 잘 말해줍니다. 우리는 중이 미우면 그 스님만 미워하면 되는데 그가 입고 있는 가사(袈裟)까지 마워합니다. 저는 홍준표의 지지자이다 보니 그의 말이나 행동이 그저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저는 황교안도 동일하게 지지합니다,) 저는 홍준표의 곰보가 보조개로 보이기때문에 그의 분탕질이라는 표현이 아주 마음에 듭니다. 그의 소위 거친 표현들이라고 평가받는 단어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입니다.

 

홍준표는 덕이 없다고 할 때, 이 덕()의 의미는 실체가 없는 추상명사이기 때문에 그 놈의 덕이란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 애매합니다. 우리 동아 국어사전은 덕을 이렇게 세 가지로 해설합니다. 첫째, ‘고매하고 너그러운 도덕적 품성이라고. 둘째, ‘윤리적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인격적 능력이라고. 셋째, ‘은혜나 덕택이라고 정의합니다. 해설 속에 도덕적이란 단어가 나오는데, 도덕은 인륜의 대도, 사람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도리 및 그것을 자각하여 실천하는 행위의 총체라고 되어있습니다. 인간이 덕을 갖기는 불가능합니다.

 

위 세 가지 잣대로 평가 할 때 홍준표가 덕이 없다는 말은 맞습니다. 그런데 제가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우리 정치사에서 위 세 가지 잣대에서 모두 합격한 정치인이 과거에 있었던 가요? 지금 이 땅에 그런 정치인이 있나요? 문 재인이 덕이 있는 정치인이고 그래서 대통령이 되었나요? 김대중은 덕이 철철 넘쳤나요? 이번 총선을 통해서 황교안은 덕인임이 드러났습니까? 답은 아니지요? 인간의 속성에는 덕이란 품성은 아예 없는 것 아닐까요? 위 질문에 하나하나 답해보세요. 홍준표만 덕이 없습니까? 아닙니다.

 

다시 말하지만 홍준표는 덕이 없다는 명제는 맞는 말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말이 맞는 말이라고 해도 그만이 그런 것은 결코 아닙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고 하겠지요. 그러나 그 정도란 단어도 말장난입니다. 돼지는 시궁창에 사는 더러운 동물입니다. 돼지가 깨끗한 돼지가 있던가요? 모든 정치인은 덕이 없고 모든 인간도 덕이 없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공자는 인간이 본성에 덕이 없기 때문에 덕을 강조한 것이 아닐까요? 저는 홍준표를 덕이 없다는 프레임에 가두는 일에 반대합니다, 이 프레임은 좌익을 돕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