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2일 김 일 중
(조갑제닷컴 회원토론방에 올린 글)
좌익들은 이번 선거에서 ‘고무신 선거’로 큰 재미를 보았다. 그들은 이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면서 ‘자발적 반납 카드’ 라는 탁월한 아이디어로 또 다른 재미를 보려고 한다. 나는 반납 카드 앞에 붙은 ‘자발적’이란 수식어에 주목한다. 재난지원금을 받은 국민들 중 여유 있는 사람들이 그 돈을 갖든지, 반환하든지 글자 그대로 주변의 영향에 관계없이 자기 스스로에게 의사결정권을 맡긴다면 이 정책은 실패할 것이란 글을 쓰려고 한다. 그 이유는 이 계획이 인간의 본성에 반하기 때문이다.
젊은 정주영 회장님을 가까이서 모셔본 한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다. 어느 봄날 그 회장님과 함께 회사원 전원이 야유회를 갔다. 그 회장님이 사원들과 직접 씨름도 하면서 즐겁게 하루를 보내고 마지막 일정에 따라 제비뽑기를 했다. 제비뽑기에 당첨되면 선물을 받는다. 그 회장님은 그 뽑기 행사가 끝날 때에 겨우 비누 하나를 탔다. 그 때 그 비누 하나를 탄 회장님이 너무 기뻐하고 즐거워해서 모든 사원들이 그 회장님보다 더 기뻐했다. 재벌 회장님도 이렇게 공짜를 좋아한다.
오래전에 ‘괴짜경제학’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아래 글은 그 책에서 얻은 지식과 다른 책에서 얻은 지식에 의한 것이다. 인용한 숫자 등은 정확하지 않으나 그 내용은 나의 창작이 아니다. 미국에서 실시한 실험의 결과에 관한 기술이다.
한 사무실에 10명의 남녀 사원을 모아 놓았다. 그들에게 1달러짜리 300,000장이 든 포대를 풀어서 한 묶음을 100달러로 묶으라고 했다. 그 이튿날도 이런 일을 그 사람들에게만 시켰다. 그 다음 날에도 그들에게 그 일을 시켰다. 그런데 날이 갈수록 달러는 줄어들었다. 한 달이 지나니 그 돈은 20%가 줄었다. 회사는 그 돈이 준 것을 알리고 작업이 끝나면 각자의 가방과 주머니를 조사하겠다고 경고했다. 그 경고 후에 단 한 번 실제 호주머니를 조사했다. 그 후 그 돈은 1 달러도 줄어들지 않았다. 인간은 도둑질을 통한 공짜를 좋아한다.
미국의 사막을 관통하는, 인적이 드문 한 도로 옆에 새 차 한 대로 세워두었다. 그리고 먼 곳에서 망원경으로 그 차에서 일어나는 일은 관찰했다. 인적도 없는 길가에 차가 있으니 그 차를 본 사람들은 그들의 차를 멈추고 그 차를 관찰했다.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그들이 필요한 차 부품을 떼어갔다. 한 차에 가족이 탄 경우에는 그 가족이 모두 힘을 합해 차를 열심히 분해했다. 차 한 대는 하루도 안 돼서 차대만 남았다. 차 여러 대를 이 실험을 위해 소비했다. 역시 도둑질을 통한 공짜를 좋아한다.
미국의 한 30호가 모여 사는 마을에, 좀 어렵게 사는 마을에 그 이유를 말하지 않고 매일 우체통에 50달러씩 대가 없이 넣었다. 처음에는 그들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사하다는 소리가 작아졌다. 어느 날에 아예 고맙다는 소리가 없어졌다. 그 때에 그 주던 돈을 끊어버렸다. 그랬더니 그 주민들로부터 왜 돈을 안 주느냐고 항의를 받았다. 인간은 이렇게 철면피 하게 공짜를 좋아한다. 나도 문재인이 돈을 준다니 그가 예쁘다. 그러나 문재인의 후임은 언젠가 국민들한테 항의를 받을 것이다. 그날이 오면 나라는 거지가 되고, 깡통 차고 빌어먹고, 쥐 잡아 먹고, 고양이 한 마리를 서로 잡아먹으려고 다툴 것이다.
미국의 한 20층짜리 빌딩을 사무실로 사용하는 한 회사를 골라서 후불제로 하고 우유를 배달했다. 월말에 수금을 하되 돈을 안 받아도 좋다는 조건으로, 이 글의 서두에서 쓴 ‘자발적인’ 대금을 수금하는 조건으로 우유를 배달한 것이다. 이 빌딩의 저층에는 직급이 낮은 사원들이 근무했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직급이 높은 사원들이 근무해서 꼭대기에는 중역들이 근무했다. 매월 말에 수금을 했다. 그 빌딩의 각 층에 근무하는 직원의 수대로 우유를 배달했는데, 수금 율은 고층일수록 저조했다. 중역들은 분명 사원들보다 잘 살터인데 수금 율은 더 나빴다. 부자일수록 돈을 더 사랑한다.
위의 이야기는 인간이 얼마나 공짜를 좋아하는 지를 설명해주지 않는가? ‘자발적 반납카드’ 정책이 정말로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면 그 정책은 실패할 것이 자명하다. 그러나 좌익들은 ‘자발적’이 아닌 강제적인 묘안들을 가지고 겉으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다. 이래저래 고무신 한 짝 줄 수 없는 자유우파들은 죽을 맛이다. (끝)
'나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게으른 좌익 시인의 시무7조에 대한 초라한 반박 (0) | 2020.08.31 |
---|---|
오리무중의 뜻은? (0) | 2020.04.27 |
프레임에 가둔다는 의미 (0) | 2020.04.19 |
홍준표는 덕이 없다? 그만 그런가요? (0) | 2020.04.19 |
나경원을 선대위원장으로 뽑자 (0) | 2020.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