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오리무중(五里霧中)이란 단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
2020년 4월 27일 김 일 중
(조갑제닷컴의 회원방에 올린 글)
{조갑제닷컴의 한 회원이 이렇게 글을 썼다. 아래 글은 이에 대한 나의 견해를 밝힌 것이다. “문화일보 닷컴 최상단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 《北최고위급 인사들도 김정은과 함께 15일 이후 오리무중》‘오리무중’이란 단어를 사람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가?”}
사람에게 오리무중(五里霧中)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다는 무학산님의 주장에 동의합니다. 김정은이 오리무중이다 보다는 김정인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는 기술이 정확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화일보 사람들과 이 문제로 다툰다고 하면, 그들은 김정은의 뒤에 행방이란 단어가 생략됐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말 국어사전을 만들 때, 그것을 만든 사람들은 우리보다 지식이 많은 나라의 사전을 참고하지 않았을까요? 우리의 동아국어 사전은 자연(Nature)이란 단어를 세 가지로 풀이 합니다. 이 세 가지 풀이 속에서는 김정은이 주어로 사용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Oxford Advanced Learner's Dictionary 영영사전은 여섯 가지로 해설합니다. 영국 사람들의 정의가 우리의 그것 보다 자세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영어에서는 김정은의 행방에 관해 그는 주어로 시용될 수 있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한영사전은 오리무중을 영어로 이렇게 번역합니다. be in a fog; be at sea (in regard to); be mystified; lose one's bearings; be tossed on an ocean of doubts. 우리의 한영사전을 만든 사람들은 이 오리무중을 번역했을 때 아마 중국 사람들의 오리무중이란 뜻을 참고했을 것 같습니다. 오리무중이 순수한 우리말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오리무중이란 이 영어번역이 정확하다면 김정은은 영어문장의 주어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North Korea prime minister Kim is now in a thick fog처럼 말입니다. 미국사람이 이런 영어 표현은 아주 잘못이라고 한다면 나는 창피를 당해야 합니다. She could not speak all in a fog는 그녀는 당황해서 말을 할 수 없었다는 표현인 것을 고려하면 in a fog가 안개 속에 있다는 뜻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결론: 우리국어사전에 따르면 무학산님의 주장은 전적으로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어식 표현에서 볼 때는, 전적으로 잘못된 표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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